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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제10화 피의 서약

 

날 봐라, 날 봐

 

나 기억하냐, 꼬마야?

 

나 기억해?

 

그래, 착하다

 

나랑 같이 가자

 

입 다물고 있거라

 

입 다물고 있어라
꼬맹이 도련님

 

난 남자 아니에요

 

똑똑한 남자가
아니란 소리겠지?

 

살고 싶긴 한 거냐?

 

북부로 가는 거다
우린 북부로 간다

 

눈이 세 개였는데

 

따라오라고 해서
따라가 봤어

 

납골당으로 갔는데
아버지가 계셨어

 

네 아버지는
거기에 안 계셔

 

한참 후에나 가시겠지

 

무서운가 보네

 

호도랑 똑같아

 

지하 묘지 따위는
무섭지도 않아

 

장벽 너머에 살면서
뭐가 무서운데?

 

못 걷는 나도 가잖아

 

이분은 할아버지
리카드 경이셔

 

미친 왕이 산 채로
화형을 시켰어

 

아버지의 동생
리아나 고모야

 

원래 로버트 왕의
약혼녀였는데

 

레이가 타가리옌이
납치해 갔어

 

로버트는 되찾아 오려고
전쟁을 시작했고

 

레이가를 죽였지만
고모도 돌아가셨어

 

여기서 아버지를 봤어

 

봤지?

 

여기 안 계시네

 

이리 온, 샤기독

 

릭콘

 

저런 건 사슬로 묶어서
개집에 넣어 놔야지

 

사슬을 싫어해

 

여긴 왜 내려왔어?
같이 올라가자

 

싫어, 아버지를
보러 왔단 말이야

 

몇 번을 말해야 돼?
수도에 계신다니까

 

누나들도 거기 있어

 

여기 계시는 걸
내가 봤단 말이야

 

언제 봤는데?

 

어젯밤에 꿈속에서

 

가자, 샤기독

 

아빠가 보고 싶구나?

 

원래 보고 싶으면
꿈에도 나오는 거야

 

꿈에 나오셨다고 해서

 

브란

 

- 부인
- 부인

 

 

 

롭!

 

검이 망가졌잖니

 

전부 죽일 거예요

 

한 명도 남김 없이

 

다 죽여 버릴 거예요

 

우리 아들

 

네 누이들이 잡혀 있어

 

일단 구해 내야지

 

그리고 다 죽이자꾸나

 

맷돼지의 큰 엄니
불길한 징조로다

 

로버트 왕은 어쩌나

 

그놈 뚱뚱하기도 하지

 

왕처럼 살이 쪘구나

 

용맹한 왕이 외치길
'어디 덤벼 보아라'

 

'네 머릴 떼어 주마'

 

'네가 아무리 포악해도'

 

'내 침대에 있는
사자보다 못하구나'

 

로버트 왕은 패배하여

 

최후의 시험에 무너졌네

 

사자가 고환을
물어뜯어 놓았고

 

맷돼지가 마무리했다네

 

아주 재미있구나

 

재밌는 노래 아니냐?

 

노래 잘 들었다

 

술집에서 불렀으면
잘 어울렸겠구나

 

송구합니다, 전하

 

다신 안 부르겠습니다

 

네가 골라 보아라

 

손가락이냐, 혀냐

 

전하?

 

손가락과 혀 중에
뭘 남기고 싶으냐

 

아니면 목을 베든지

 

사람이 손 없이
어찌 살겠습니까

 

좋다

 

혀가 좋겠군

 

전하, 용서하소서

 

다시는

 

- 전하
- 일린 기사

 

이 집행은 그대가
제일 잘 어울리겠군

 

전하

 

안 돼!

 

전하, 자비를 베푸소서

 

그만 쉬어야겠군

 

나머지 일들은
어머니가 맡으세요

 

전하, 안 됩니다

 

좋아 보이는군

 

감사합니다, 왕자님

 

전하라고 해야지
이제는 왕인데

 

잠깐 걷지

 

보여 줄 게 있어

 

어서 따라가라

 

월경을 하는 대로
왕자를 생산할 것이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곧 할 거라던데

 

이러지 마세요!

 

저게 그대의 아비다

 

그자의 머리지

 

반역자의 최후가
어떠한지 봐라

 

- 자비를 베푸신다면서요
- 베풀었다

 

깨끗이 죽게 해 줬으니

 

어서 봐라

 

집으로 보내 주세요
저는 반역 같은 건

 

혼인하라고 하시니까
그대는 여기 남아서

 

복종하면 된다

 

네 아비를 봐라!

 

어떠냐?

 

언제까지 볼까요?

 

내가 즐거울 때까지

 

나머지도 보고 싶으냐?

 

전하께서 즐거우시다면

 

그대의 셉타다

 

하나 더 말해 주지
조만간 선물을 주겠다

 

군대를 소집해서
네 오라비를 죽이고

 

그놈의 머리도
그대에게 주겠다

 

전하의 머리를
받게 될지도 모르죠

 

어머니가 왕은 부인을
때리지 않는다고 하셨다

 

메린 기사

 

잠깐만

 

이제 복종하겠느냐?

 

아니면 가르침을
더 받고 싶으냐?

 

궁정으로 오라

 

매를 벌 필요는 없다

 

원하시는 대로 해라

 

또 필요할 거다

 

길은 자명하잖소

 

렌리 왕을 추대해서
병력을 합칩시다

 

렌리는 왕이 아닙니다

 

조프리를 왕좌에
두자는 겁니까?

 

영주님을 죽인 놈을

 

그렇다고 렌리가
왕이란 법은 없소

 

선왕의 막내 동생이오

 

브란이 나보다 앞서
영주가 될 수 없듯이

 

렌리도 스타니스보다
먼저 왕이 될 수 없소

 

그럼 스타니스를
추대하자는 거요?

 

렌리는 안 되오

 

경들

 

경들

 

그 두 작자들은
이거나 먹으라 하시오

 

렌리 바라테온은
우리와 생판 남이오

 

스타니스도 그렇고

 

왜 남부의 샌님들이
북부를 지배하는 거요?

 

그들이 늑대숲이나
장벽을 알기나 하오?

 

엉터리 신들이나
모시는 주제에

 

이제 통치권을
되찾아 올 때요

 

우리가 섬겼던 건
타가리옌이었지만

 

이젠 그 용들도
모두 죽었잖소

 

내가 무릎 꿇을 왕이
바로 여기 계시오

 

북부의 왕이시여!

 

동의하는 바요

 

붉은 성이든 철왕자든
멋대로 하라고 합시다

 

북부의 왕이시여

 

우린 언제까지나
형제 맞지?

 

우린 영원한 형제야

 

내 검을 바치니

 

이후로 마지막 날까지
승패를 함께 하리라

 

북부의 왕이시여!

 

- 북부의 왕이시여!
- 북부의 왕이시여!

 

- 스타크 부인
- 그자를 봐야겠다

 

당장

 

자릴 비켜 주게

 

오늘은 더욱 더
아름다우십니다

 

과부가 되셔서 그런가

 

침소가 허전하시겠군요

 

그래서 오셨나?

 

몸 상태는 별로지만
최선을 다해 보죠

 

옷을 좀 들춰 주시면
반응이 있나 보겠는데

 

역시 거친 여자가 좋아

 

지금 널 죽일 것이다

 

머리를 상자에 담아
네 누이에게 보내마

 

내가 가르쳐 드리리다

 

귀 쪽을 쳐 보시죠
계속 해서 치세요

 

몇 번이면 죽을 겁니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척
하고 싶은 것이냐?

 

그런 게 아닙니다

 

누구나 언젠가 죽는데
왜 슬퍼하겠습니까?

 

신들이 공정하다면

 

넌 칠지옥으로
떨어질 운명이니까

 

어떤 신 말입니까?

 

부인의 부군께서
기도하던 나무?

 

그 나무는 참수당할 때
어디 있었답니까?

 

정말 신들이 있고
공정하다면

 

왜 세상이 부정으로
가득하겠습니까?

 

너 같은 놈들 때문이지

 

나 같은 놈은 없습니다

 

나뿐이지

 

내 아들 브란은

 

어쩌다 탑에서
떨어진 것이냐?

 

내가 밀었습니다

 

왜?

 

떨어뜨려 죽이려고

 

왜?

 

가서 주무시죠

 

긴 전쟁이 될 것 같으니

 

진짜로 전쟁이라니
믿기지가 않아요

 

저번 전쟁은 어땠어요?
대비님 젊으실 때요

 

뭐라고 쓰여 있어요?

 

롭을 못 잡았대요?

 

- 다음 계획은 뭐예요?
- 그만 좀 말해라

 

침대로 돌아가

 

내 아들이 잡혔네

 

생각처럼 애송이는
아닌 모양이군요

 

늑대가 열댓 명을
죽였다고 들었소

 

스타니스와 렌리의
얘기는 사실이오?

 

둘 다 우리에게
대적하는 상황이고

 

제이미는 잡히고
병력은 흩어지고

 

대참사군요

 

평화 협정을 맺죠

 

평화 저기 있네요

 

조프리가 스타크의
머리를 칠 때 깨졌죠

 

롭을 협상 자리로
불러내는 것보다

 

깨진 잔에 물을 담아
마시는 게 쉬울 겁니다

 

아직 모르시나 본데
저쪽이 이기고 있어요

 

아직 산사도 잡고 있고

 

제이미의 몸값부터
흥정하는 게 우선이오

 

흥정에 나섰다간
또 얕보일 거요

 

당장 진군해야 하오

 

우선 캐스털리 락으로
돌아가서 모병을 하고

 

내 아들을 잡고 있네!

 

모두 나가게

 

넌 남아라

 

에다드 스타크 얘기는
네 말이 옳았다

 

에다드가 살아 있으면
볼모로 휴전을 맺고

 

로버트의 형제들을
처리할 시간도 벌겠지

 

허나 지금은

 

아주 엉망이구나
대책 없는 것들

 

네 녀석을 크다가 만
바보라고 생각했다

 

내가 틀린 모양이구나

 

반만 틀리셨네요

 

제가 병법은 모르지만

 

세 군대에게 포위됐으니
여기 있으면 안 될 텐데요

 

여기 있진 않을 게다

 

그레고가 기마병
500기를 데리고

 

리버랜드 사방에
불을 지를 거다

 

나머지 병력들은
하렌할에 집결하고

 

넌 킹스랜딩으로 가라

 

가서 뭘 해요?

 

통치해야지

 

날 대신해서
대수 자릴 맡아라

 

필요하다면 조프리와
세르세이도 휘어잡아

 

그리고 나머지 놈들이
반역의 냄새만 풍겨도

 

그게 베일리쉬든
바리스든 파이셀이든

 

'머리를 창에 꽂아
성벽에 걸어라'

 

숙부도 있는데
왜 하필 저예요?

 

내 아들이니까

 

그리고 하나 더

 

그 매춘부 계집은
데리고 가지 마라

 

알아들었느냐?

 

조라 기사

 

천천히 일어나십시오

 

내 아들은

 

지금 어딨어요?
봐야겠어요

 

어딨어요?

 

아기는 죽었습니다

 

말해 줘요

 

말할 게 뭐 있습니까?

 

내 아들이
어떻게 죽었냐고요

 

죽어 있었습니다

 

그 여자 말이

 

그 여자가 뭐래요?

 

아기의 모습이

 

괴이했고

 

기형이었죠

 

제가 꺼냈습니다

 

피부는 도마뱀처럼
비늘로 덮여 있고

 

박쥐 날개 같은 날개로
눈을 가리고 있었죠

 

만졌더니 뼈에서
살이 떨어지더군요

 

뱃속이 구더기로
가득했답니다

 

대가는 목숨이라고
경고했을 텐데요

 

다 아셨잖아요

 

드로고는 어디 있느냐?

 

내가 봐야겠다

 

내 아들의 목숨을 팔아
뭘 샀는지 봐야겠다

 

분부대로 하죠

 

그럼 같이 가시죠

 

일단 회복하시고

 

당장 봐야겠어요

 

부족민들이 떠났군요

 

말을 못 타는 칼은
칼이 아닙니다

 

도트락인들은
강자만을 따르죠

 

유감입니다, 공주님

 

드로고

 

내 해와 별이여

 

왜 밖에 둔 거예요?

 

햇볕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모셨습니다

 

살아 있습니다

 

살리라고 하셔서
살린 것뿐입니다

 

이건 산 게 아니야
언제 회복되느냐?

 

태양이 서쪽에서 뜨고
동쪽으로 지게 되면

 

바다가 마르고
산이 나뭇잎처럼

 

바람에 날리면

 

둘이 얘기하겠다

 

저 마녀와 단둘이
계시면 안 됩니다

 

이제 무서울 것도 없어요

 

가세요

 

이렇게 될 걸 알면서
날 속였던 거였어

 

내 신전을 태운
저들의 잘못이지

 

신의 분노를 산 게야

 

신의 짓이 아니잖느냐
내 아이는 죄가 없었다

 

죄가 없다?

 

세상을 정복할
종마가 될 텐데?

 

이제 도시도 못 태우고
신전도 못 태우겠지

 

나는 널 두둔했고

 

널 구했다

 

날 구해?

 

날 구해 주기 전에
세 놈이 날 겁탈했지

 

신전이 타는 걸 봤어

 

내가 수많은 이들을
치료한 곳이었지

 

거리에 머리가 넘치더군

 

빵을 만들어 주던
제빵사의 머리

 

석달 전에 열이 나서
고쳐 준 애의 머리

 

네가 구한 게 뭔지
다시 얘기해 보시지

 

네 목숨

 

칼을 보면 알 텐데

 

목숨만 부지하고
모든 게 사라지면

 

삶이 어찌 되는지

 

이러지 마

 

방해하지 마, 샘

 

탈영병이 된다고

 

전서조도 보낼 테고
추격대가 붙을 거야

 

탈영병의 최후가
어떤지나 알아?

 

너보단 잘 알아

 

뭘 어쩌려고?

 

형을 찾아야지

 

조프리의 목에
검을 박을 거야

 

우릴 떠나면 안 돼

 

네가 필요하단 말이야

 

비켜

 

못 보내

 

비켜

 

싫어

 

왕의 대수라

 

그렇게 됐다

 

아무도 데리고 가지
말라고 하셨다고요?

 

아니, 널 데려가지
말라고 하시더군

 

아주 구체적으로

 

내 이름을 아신대요?

 

뭐?

 

셰이를 데려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매춘부란 말을
쓰셨던 거 같은데

 

내가 창피해요?

 

내가 가슴을 내놓고
궁정에서 춤출까 봐?

 

이제 내가 웃기나 보네

 

웃기는 매춘부 셰이

 

아버지는 왕국 제일의
권력자인 동시에

 

재력까지 최고지

 

칠왕국을 맘대로
주무르는 사람이야

 

누구든 아버지 말은
두 말 없이 따른다고

 

그러니 기고만장하지

 

궁정에 있는 여자들도
네게 배울 게 많을 거다

 

나와 같이 가겠나?

 

대수의 여인으로

 

왕은 대수가 필요하고
대수에게 필요한 건

 

대수가 필요한 건
나도 뭔지 알아요

 

고스트

 

샘웰!

 

- 죽었어?
- 아니

 

존은 잡았어?

 

일어나 봐

 

뚱뚱해서 산 줄 알아

 

널 데려가려고 왔어

 

난 형과 있어야 돼

 

- 지금은 우리가 형제잖아
- 탈영한 거 들키면 죽어

 

날 따라온 걸 알면
너희까지 죽어

 

돌아가

 

샘한테 다 들었어

 

- 아버지 일은 유감이야
- 그래도 이건 아니야

 

서약까지 했는데
떠날 순 없잖아

 

- 가야 돼
- 안 돼

 

서약했잖아

 

- 이젠 상관 없는
- 내 말을 들으사

 

서약의 증인이 되소서

 

헛소리 하지 마

 

밤이 길어지매
내 경계가 시작되니

 

나 죽는 날까지
끝나지 않으리라

 

초소에서 살고 죽으리

 

난 어둠 속의 검이요

 

- 장벽의 감시자요
- 장벽의 감시자요

 

왕국의 백성을
보호하는 방패로다

 

내 삶과 명예를
야경대에 바치니

 

이밤부터 다가올 밤까지
영원히 계속 되리라

 

처음 같이 말을 탔던
날을 기억하세요?

 

아직 떠나지 않았다면
내가 알게 해 줘요

 

당신은 전사잖아요

 

용맹한 전사

 

지금이 싸울 때예요

 

멀리 있는 거 알아요

 

그래도 돌아와 줘요
내 해와 별이여

 

해가 서쪽에서 뜨고

 

동쪽으로 지면

 

그땐 돌아오겠죠
내 해와 별이여

 

왕들?

 

왕들에 대한 거라면
다 말해 줄 수 있지

 

왕들을 이해하려면
필요한 것들이 있네

 

지난 67년 동안

 

나보다 왕을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네

 

복잡한 분들이지만

 

난 섬기는 법을 알지

 

그러니 여태 섬기지

 

에어리스 타가리옌

 

세상의 수많은 병 중에
제일 끔찍한 질병은

 

광기라는 병이지

 

좋은 사람이었네

 

매력도 있었고

 

불과 피에 미쳐서

 

파멸해 가는 걸
보는 게 힘들었네

 

로버트 바라테온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지

 

아주 강력했고
위대한 전사였네

 

하지만 왕국을
쟁취하는 것과

 

왕국을 통치하는 건
조금 다르다고 봐야지

 

이런 말이 있지

 

면갑을 덮고서
세상을 살다 보면

 

옆에 있는 적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금은 왕자께서
왕이 되셨지

 

조프리 왕

 

신께서 치세를
축복하시기를

 

유능한 젊은이지

 

군인의 자세도 있고

 

완고하긴 하지만

 

왕국을 지키기 위해선
단호한 성격도 필요하지

 

어떤 왕이 될지
판단하긴 이르지만

 

앞길에 펼쳐진 영광이
환하게 느껴진다네

 

진정한 영광이

 

그래서 그게 뭔데요?

 

뭐 말이냐?

 

왕 얘기요

 

왕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게 있다면서요

 

이해하기 뭐라고?

 

아까 말씀하실 때

 

아니에요

 

배웅해 주겠네

 

괜찮아요, 갈게요

 

그래, 그래

 

다음에 보자꾸나

 

왕좌에 앉은 모습을
상상하면 어떻소?

 

왕관은 잘 맞소?

 

그 오랜 세월 동안
경을 비웃던 자들이

 

고개를 조아리며
미소를 짓고 있소?

 

머리가 달려 있어야
조아리지 않겠소

 

도의는 없고 야심은 크고
경과 적이 되긴 싫군요

 

경이 앉은 모습은
어쩔 것 같소?

 

왕이 되기 싫은 남자는
날 포함해 몇 없을 거요

 

남자가 아닌 남자도
몇 명 없을 거요

 

농담 솜씨가 줄었군요

 

거세할 때 고환과 함께
기둥까지 자르는 거요?

 

- 전부터 궁금했는데
- 그렇소?

 

내 가랑이에 뭐가 있는지
그리 자주 생각하시오?

 

갈라진 틈을 상상했소

 

여자의 성기 같은

 

그런 거요?

 

상상까지 해 주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소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아직도 묘하시겠소

 

외지에서 온 사람이
온갖 멸시를 받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내가 그렇습니까?
새로운 걸 알았군요

 

내 성기가 무서워서
밤마다 자다 깨는 거요?

 

하지만 지치지도 않고

 

여러 왕의 귀에
감언을 속삭이고

 

경에게 감탄했소

 

나도 경에게 감탄했소

 

하찮은 가문 출신으로
권력가의 남자들은 물론

 

- 여자들까지 벗으로 삼고
- 아주 유용한 재능이죠

 

우리 사이가 그렇군요

 

서로 존경하며 감복하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연기하고

 

새로운 왕을 섬기고

 

왕께서 장수하시길

 

- 왕이시여
- 왕이시여

 

경들

 

시작할까?

 

넌 이제 아리다

 

고아 소년 아리

 

고아에게 쓸데 없이
캐묻는 사람은 없다

 

네 이름이 뭐라고?

 

아리요

 

불한당 녀석들과
먼 길을 가야 한다

 

이번엔 스무 명이고
다 장벽으로 갈 거다

 

지하감옥에서 모았더니
죄다 쓰레기뿐이더구나

 

이 중에 반은 사면되려고
널 왕에게 팔아 넘길 테고

 

나머지 반도 그럴 거다
널 겁탈한 후에 그러겠지

 

그러니 조심하고
오줌이 마려우면

 

숲에서 혼자 해결해라

 

이놈들과 가는 거다

 

잘 따라와라

 

싫으면 저놈들과
같이 태울 테니까

 

넌 뭐야

 

검이 있으시네

 

너 같은 꼬맹이가
검으로 뭘 하려고?

 

종자인가 보지

 

종자는 무슨
계집애 같은 게

 

분명 훔쳤을 거야

 

한번 보자

 

저런 거 갖고 싶었는데

 

- 뺏으면 되지
- 내놔, 자식아

 

얌전히 핫파이한테
주는 게 좋을 거야

 

애를 발로 차서
죽인 녀석이라고

 

그 자식을 넘어뜨리고
거시기를 걷어찼지

 

죽을 때까지

 

걸레를 만들어 줬어

 

그 검 당장 내놔

 

갖고 싶어?

 

그럼 주지

 

벌써 뚱보 꼬마
한 명 죽였거든

 

사람 죽여 본 적 없지?

 

거짓말인 거 알아

 

하지만 난 아니야
뚱보 살인이 특기지

 

찌르는 맛이 좋거든

 

작은 꼬마들
괴롭히는 게 좋지?

 

난 10년 넘게
모루를 두드렸어

 

철을 때리면
철이 노래를 하지

 

너도 때리면 노래할까?

 

성에서 만든 검이네

 

어디서 훔쳤어?

 

- 선물 받은 거야
- 어떻든 상관 없어

 

우리가 갈 곳에선
죄는 상관 안 해

 

강간범이든 도둑이든
노상강도든 살인범이든

 

넌 뭔데?

 

갑옷 장인의 견습공

 

그런데 스승님이
나한테 질려 버려서

 

이 꼴이 됐지

 

가자, 이 개자식들아

 

장벽까지 갈 길이 멀다

 

겨울도 오고 있고

 

대체 며칠째 아침을
햄으로 주는 게냐

 

맥주라도 가져와라

 

지쳐 보이는구나

 

밤새 달렸더니
피곤한 모양이지?

 

겁먹을 거 없다

 

하룻밤 도망쳤다고
전부 목을 쳤으면

 

장벽을 지키는 건
유령뿐이었을 게다

 

그래도 넌 매음굴에
다녀온 건 아니잖느냐

 

명예 때문에 떠났었고

 

명예 때문에 돌아왔지

 

친구들 때문이었습니다

 

네 명예라곤 말 안 했다

 

- 놈들은 아버질 죽였습니다
- 그래서 되살릴 생각이냐?

 

아니야?

 

좋다

 

그 일이 아니어도
신경 쓸 게 많다

 

장벽 너머의 마을들이
텅 비었다는 보고다

 

밤새 산기슭에서
불길이 보인다더군

 

생포한 야인의 말로는

 

부족이 모처의 요새로
모이고 있다고 한다

 

이유가 뭔지는
신들만 아시겠지

 

이스트워치 외곽에선
파이크의 부하들이

 

눈이 파란 시체를
네 구나 발견했다

 

다행히 화장했다더군

 

자네가 생각하기에
자네 형의 전쟁이

 

이 전쟁보다 중요한가?

 

아닙니다

 

망자들과 마물들이
밤에 습격해 오면

 

철왕좌 쟁탈전 따위가
중요할 것 같나?

 

- 아뇨
- 좋아

 

자네와 늑대가
옆에 있어야겠네

 

내일 장벽 너머로
나갈 생각이니까

 

장벽 너머로요?

 

앉아서 눈이 내리길
기다릴 생각은 없어

 

이게 무슨 일인지
알아봐야겠다

 

야경대의 정예병이
야인이든 백귀든

 

그 어떤 마물이든
맞서 싸울걸세

 

벤젠이 살아 있든
죽었든 찾아와야지

 

내가 직접 지휘한다

 

한 번만 물어보겠다

 

자네는 야경대의
형제인가?

 

아님 전쟁놀이나 하려는
서자 도련님인가?

 

정말 하실 겁니까?

 

하늘에 있는 드로고에겐
용알이 소용 없습니다

 

파십시오

 

평생을 부유하게
사실 수 있습니다

 

팔라고 준 게 아니에요

 

칼리시 님, 여왕님

 

칼리시 님께
복종을 맹세하고

 

필요하시다면
목숨도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드로고를
보내 주십시오

 

어찌 하시려는지 알지만
그러시면 안 됩니다

 

해야 해요

 

이해 못하겠지만

 

장작 위로 올라가는 걸
이해하라 마십시오

 

재가 되는 모습을
보긴 싫습니다

 

그게 무서운 건가요?

 

이제 너희들은
내 부족이 될 것이다

 

노예들도 보이는구나

 

자유를 주겠다

 

아무도 막지 않을 테니
원하는 자들은 떠나라

 

하지만 남겠다면

 

형제와 자매로서

 

남편과 아내로 남아라

 

조라 기사, 저 여자를
장작에 묶으세요

 

복종을 맹세했잖아요

 

나 폭풍의 자녀 대너리스

 

고대 발라리아의
타가리옌 가문

 

난 용의 딸이다

 

너희들에게 맹세한다

 

너희를 해하는 자들은
비명 속에 죽을 것이다

 

내 비명은 못 들을 거다

 

들을 것이다

 

허나 내가 원하는 건
네 비명이 아니다

 

네 목숨이면 된다

 

내 피의 형제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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